중국 반도체 굴기 현황

기술 격차를 넘어 글로벌 경쟁으로

들어가며: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시작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진핑 주석은 “반도체는 제조업의 심장”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세계 최고봉 달성을 목표로 하는 반도체 굴기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반도체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발전 속도가 정체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했고,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절한 장비만 확보한다면 기술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018년 12월 1일, 일련의 사건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역사에서 2018년 12월 1일은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날 네 가지 중요한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는데, 이는 우연의 일치로 보기에는 너무나 의미심장한 것들이었습니다.

첫째, ASML의 Prodrive 공장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중국 SMIC로 납품 예정이었던 EUV 장비가 손상되었습니다. 이는 네덜란드 ASML이 중국으로의 EUV 수출 중단을 발표한 직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2018년 12월 1일, 일련의 사건

https://imnews.imbc.com/news/2022/world/article/6329865_35680.html

둘째,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는 이후 2년간의 구금 생활을 겪은 뒤 중국의 영웅으로 귀환하여 화웨이의 회장직에 오르게 됩니다.

2018년 12월 1일, 일련의 사건

https://www.bbc.com/korean/news-46475591

셋째, 스탠포드 대학의 중국인 교수 장서우청이 의문의 죽음을 맞았습니다. 15세에 대학에 입학한 천재 물리학자로 노벨상 후보까지 거론되던 그는 단화 캐피탈을 통해 미국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기술 이전의 핵심 통로로 지목되고 있었습니다.

2018년 12월 1일, 일련의 사건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4090286

넷째,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담에서 만나 무역분쟁 해결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멍완저우와 장서우청이 만나기로 했던 바로 그 장소였습니다.

2018년 12월 1일, 일련의 사건

https://www.bbc.com/korean/46416751


화웨이의 반도체 굴기

화웨이의 반도체 굴기

https://www.sedaily.com/NewsView/29UKVB5O3N


멍완저우 사태 이후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2021년 말 선전에 패키징 전문 정밀제조유한공사를 설립했고, 현재는 12개의 반도체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화웨이의 가장 큰 강점은 연구개발 인력입니다. 전체 직원 20만 7천 명 중 55%가 연구개발 인력이며, 상하이 연구개발센터에만 3만 명의 연구진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반도체 회사의 연구개발 인력 비율인 15~2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화웨이는 7나노 칩 개발에 성공했으며, 최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70 Pro+를 출시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안드로이드 앱과 완전히 결별하고 자체 운영체제인 ‘훙멍’을 탑재했다는 것입니다. 중국 언론은 이를 ‘순수혈통 운용체제’라고 부르며 자국 기술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창신메모리의 급부상

창신메모리의 급부상

https://m.ekn.kr/view.php?key=20250102025370984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창신메모리(CXMT)가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 허페이시 정부와 국영 반도체 펀드의 공동출자로 설립된 창신메모리는 2020년부터 DDR4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창신메모리의 성장세는 놀랍습니다. 2020년 월 4만장 수준이던 생산능력이 2024년에는 월 16만장으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30만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도 2020년 4%에서 2024년 11.8%까지 상승했습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37.4%), SK하이닉스(25.9%), 마이크론(17.7%), 창신메모리(11.8%)의 순서이지만, 2025년에는 창신메모리의 점유율이 15.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기존의 빅3 체제가 빅4로 재편됨을 의미합니다.


기술 유출 논란과 양국의 대립

기술 유출 논란과 양국의 대립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1212/130630218/2

중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습니다. 2016년 삼성전자의 부장급 직원 10명이 창신메모리에 입사했는데, 이 중 2명이 삼성전자의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들에게 20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으며, 피해액은 수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술 유출 논란과 양국의 대립

https://www.yna.co.kr/view/AKR20241028153200504

이에 대한 중국의 반격도 신속했습니다. 2024년 10월, 중국은 반간첩법을 적용해 한국인 A씨를 구속했습니다. A씨는 2016년 창신메모리로 이직했던 10명 중 한 명으로, 중국 당국은 그가 반도체 관련 정보를 한국으로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반도체 인재 유치 경쟁과 미래 전망

중국 반도체 인재 유치 경쟁과 미래 전망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에는 우수 인재 확보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4년 중국의 대학 선호도를 보면, 상위 10개 학과 중 전기공학, 전자정보학과, 컴퓨터공학과 등 공학 계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대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한국과 대조적입니다.

신입 사원 연봉도 2018년 20만 위안에서 2023년 40만 위안으로 두 배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우수 인재의 유입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7나노 칩 생산에 성공했고, 창신메모리는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습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우수 인재의 유입, 그리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 노력을 고려할 때, 중국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Leave a Comment